충남 공주에 상신리에 돌담이 예쁜 마을이 있어요.
5년 전, 우연히 이곳을 처음 알게 되었고 능소화꽃을 보며 산책하며 마을의 정취를 느꼈었는데 가을이 되니 이곳이 생각났어요.
고즈넉한 공간이 그립기도 하고 돌담마을의 가을은 어떨지 궁금해 오랜 만에 찾아가 보았어요.
흔히 조용한 시골 마을에 가면 마을회관이 있고 그 앞에 주차 후 마을을 둘러보게 되는데 이곳은 마을회관이 마을 안쪽에 있고 주차공간이 녹록치 않아요.
마을회관 대신 상신리 당간지주 앞에 주차공간이 있어 그 곳에 주차 후 둘러보았어요.
당간지주 근처에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는데 은행나무가 예쁘게 물들어 가고 있었어요.
한여름에 왔을 때에는 은행나무가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했는데 가을에 와보니 예쁘게 물든 은행나무가 눈에 들어왔어요.
당간지주 뒤쪽에 있는 건물도 여전히 그곳에 있는데 너무 오래되고 관리가 안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구조물을 세워둔 것으로 보아 어떤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 같기도한데 미관상 보기 좋지 않으니 빠른 시일 내에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당간지주는 절에서 쓰는 부처님 또는 보살이 그려진 큰 깃발을 매다는 긴 장대인 당간을 양쪽에서 지탱해 주는 두개의 돌기둥이에요.
기둥 두 개중 하나는 부러진 것을 복원한 것이며 나머지 하나도 돌을 덧대어 복원하였고 돌에 새겨진 연꽃무늬나 돌을 다듬은 흔적으로 미루어보아 고려 초기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커다란 은행나무 아래에 있는 이 당간지주는 충청남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어요.
조용한 돌담마을을 걸었어요.
마을에는 예쁜 풍경을 그림으로 남기려는 분들이 단체로 오셨고 저마다의 자리에서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계셨어요.
오랜 만에 와도 여전히 예쁜 마을이에요.
돌을 정성스레 쌓아 올려 세운 담은 옛 정취를 느끼게 해주며 가을이라는 계절과 잘 어울렸어요.
마을 골목길은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고 조용했어요.
계절이 변하면서 생기를 잃은 나무도 많이 보였지만 가을옷을 입은 돌담마을은 여름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어요.
집 상태로 보아 빈집도 많아 보였고 관리가 잘 된 집은 사람의 손길이 닿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마을 가운데 쯤에 우물이 있어요.
신소골큰샘은 상신마을 스토리텔링 중 하나의 이야기로 계룡산 상신마을 사람들이 사용하던 공간을 보존해 두었고 물을 건져 올려볼 수 있도록 두레박도 놓아두었어요.
상수도가 보급되면서 우물은 더이상 이용하지 않고 있지만 옛 정취를 느끼기 좋은 공간이에요.
마을에서는 벽화도 볼 수 있는데 돌담이 아닌 벽에 벽화들이 그려져 있으며 대학교 학생들이 그린 작품들이에요.
돌담마을이기 때문에 벽화는 많지 않지만 소소한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어요.
골목길을 거닐다 너무 예쁜 풍경을 발견했는데 돌담이 쌓인 길에 은행나무가 곱게 물들었고 감나무에는 감이 주렁주렁 달렸어요.
나무에 가득 달린 감은 꽃처럼 피어났고 돌담과 어우러진 이 풍경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관리가 되지 않는 폐가처럼 보이는 집 지붕에는 은행잎이 가득 쌓였고 곧 무너질 것만 같은 지붕이 불안해 보이기도 했지만 보는 눈은 다 비슷비슷한지 이 골목 끝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이 풍경을 그림으로 담고 계셨어요.
폐가 앞 마당은 옆집에서 넘어온 나뭇가지가 차지했고 붉은 열매가 가득 달렸어요.
높게 쌓인 돌담 위에 식물들이 자라고 있어요.
꽃잔디도 보이고 국화도 보이고 다육이도 보이고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데 그 중 약탕기가 눈에 들어왔어요.
지금은 간편한 약탕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옹기 약탕기를 잘 사용하지 않는데 쓰지 않는 약탕기를 돌담에 올려두니 옛 정취가 더해졌어요.
가을을 맞아 국화도 활짝 피었어요.
마삭이라는 식물도 돌담을 타고 올라갔는데 초록잎이 붉게 물들어가며 예쁜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아무것도 아닌 풍경 같지만 마을길을 거닐며 만나는 풍경들을 하나하나 눈에 담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포근해져요.
마을에는 은행나무가 많았어요.
골목길마다 있는 은행나무는 발길을 멈추게 만들었고 골목을 거닐며 자연스럽게 만나는 은행나무는 예쁘게 물들어 힐링이 되었어요.
독특한 건물 돌담 위에 고양이 한마리가 올라가 있어요.
무언가를 바라보고있던 고양이는 인기척이 느껴졌는지 고개를 돌려서 이쪽을 바라봤는데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고양이였어요.
요즘에는 길냥이들도 사람 손을 많이 타 사람이 오면 아는척을 하는 고양이들도 많은데 이 고양이는 잔뜩 경계를 하고 있었고 이방인인 저는 얼른 자리를 비켜주었어요.
정원이 예쁘게 꾸며진 집에는 꽃도 예쁘게 피었어요.
아담한 돌담마을에는 식당과 카페가 있어서 식사 후 카페에서 쉬었다 가기도 좋고 가까운 곳에 도예촌도 있어 함께 둘러봐도 좋아요.
돌담이라는 특별함과 함께 고즈넉한 가을 정취가 느껴지는 상신리 돌담마을, 소소한 힐링지를 찾는다면 공주 상신리로 떠나보세요.
상신리돌담마을
○ 충남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 184-1
* 취재일: 2024년 11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