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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느리게 걷다보면 보이는 그 곳 ... 예산 의좋은 형제 공원, 대련사

  • 위치
    충남 예산군 대흥면 상중리 274-1
  • 등록일자
    2024.10.18(금) 15:00:28
  • 담당자
    팅커벨/redrose0025@naver.com
  •    


    ○ 의좋은 형제 공원


    옛날 한 마을에 우애 좋은 형제가 살았다.

    형제는 마을에서 따로 농사를 짓고 있었다. 가을이 되어 벼를 수확하자 형제는 서로의 얼굴을 떠올렸다.

    형은 결혼을 하여 새로 살림을 차린 동생을 생각하며 밤중에 몰래 자신의 볏단을 동생의 논에 가져다 놓았다.

    동생은 식솔이 더 많은 형님을 생각하여 마찬가지로 자신의 볏단을 형의 논에 가져다 놓았다.

    다음 날 아침, 서로의 볏단이 줄지 않은 것을 확인한 두 형제는 매일 밤 형과 아우의 논에 볏단을 옮겨다 놓는다.

    달이 유난히 밝은 어느 밤, 달빛 아래에서 서로를 발견하고 울며 부둥켜안는다.


    한때 교과서에 실려 우리에게 친숙한 의좋은 형제 이야기는 전 국민이 알고 있는 동화지만 사실은 예산 대흥면에서 실제로 있었던 이성만, 이순 형제의 이야기이다.

    의좋은 형제 축제는 끝이 났지만, 짝꿍과 예산군 대흥면에 위치한 의좋은형제 공원에서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가을의 여유를 즐기고 왔다.



    애틋한 형제애를 다룬 의좋은 형제 테마공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깜찍한 모양의 포졸 캐릭터와 포토존이 관광객들을 맞는다.

    의좋은 형제 공원은, 이야기 속 형과 아우의 집은 물론 물레방아와 옛 농기구 등을 전시해 놓아 아이들을 데리고 둘러보기에 참 좋다.




    의좋은 형제 공원은, 형제간의 돈독한 우애를 느낄 수 있는 체험학습장이자 관광명소로 알려졌지만, 책 속에서만 보았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한 곳으로, 어른에게는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고 어린이에게는 흥겨운 시골 정취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공원 안으로 들어서면 동생 이순의 집을 먼저 만나게 된다.

    이제는 시골에서도 보기 힘들어진 초가집과 아궁이...

    안방에는 아낙과 아이들의 모습이 모형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소박한 옛 서민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동생의 집을 구경하고 마당 옆의 작은 연못을 지나면 형 이성만의 집이 나온다.

    부엌에서는 요리에 한창인 아낙과 안방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가족들이 식사하는 모형이 자리 잡고 있다.

    정겹게 식사하는 형네 가족들과 함께 밥상머리에 빙 둘러앉아 밥을 먹는 장면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어 기억에 오래 남는 곳이다.



    비록 모형이지만 황소를 몰아 볼 요령으로 달구지 앞에서 장난치는 꼬마들과 연자방아까지...

    의좋은 형제 공원은 옛 농촌의 풍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하다.



    공원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예산의 명물, 삼국 중 하나인 국화가 심어져 있는 너른 터에, 서로의 논에 자신의 볏단을 몰래 나르다 만나는 ,볏짚으로 만든 의좋은 형제 조형물과 자연으로의 비상을 꿈꾸는 엄청난 크기의 황새도 볼 수 있다.




    공원을 다 둘러보고 면사무소와 대흥동헌이 있는 안쪽으로 올라가면 서로의 논에 볏짚을 옮기다가 만나는 가장 유명한 장면의 의좋은 형제 동상이 보인다.



    동상 옆으로는 형제 효제비가 있다. (충남도 유형문화재)

    연산군 3년(1497년)에 이성만 형제의 효행과 우애를 보고 왕이 정문을 세워 표창하고 자자손손 영원히 모범되게 하라고 기록한 효제비를 세웠는데 1964년 예당저수지가 완공되며 수몰되었단다.

    그 후 14년이 지난 1978년 극심한 가뭄으로 예당저수지의 물이 빠지며 효제비가 발견됨으로 의좋은 형제가 실존 인물임이 밝혀지게 되었다고 한다.



    예산에 현존하는 유일한 관아 건물인 대흥 동헌도 의좋은 형제 공원 내에 있어 둘러보기 좋다.

    안내에 따르면 대흥동헌은 조선시대 태종 임금 때인 1407년에 창건되어, 1914년 건물을 개조해 대흥면사무소로 사용하다가 1979년 해체, 복원했단다.

    ‘임성아문'이라 쓴 현판이 걸려있는 동헌 뒤뜰에는 조선 영조의 11녀 화령옹주 태실과 흥선대원군 때 세운 척화비가 남아 있고, 장독대와 작은 연못, 그리고 한 그루의 벚나무가 있어 관청이라기 보다는 종갓집 같은 분위기의 소박함이 있어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고 정감이 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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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군 대흥면은 2009년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슬로시티로 인증을 받은 곳이다.

    슬로시티의 상징인 '달팽이' 이름을 넣은 '달팽이 미술관'은 크게 1전시실과 2전시실로 구성됐다.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미술관인 만큼 다른 곳과는 조금 다르게 전시실에 들어서면 직접 불을 켜고 꺼야 한다.

    1전시실은 생활과 예술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치과치료시 사용되는 레진을 활용한 많은 작품이 현재 전시중이고,

    2전시실은 의좋은 형제가 서로의 논에 짚단을 가져다 놓은 장면에서 착안을 했는지 짚풀공예가 전시되어 있다.




    예산군 대흥면 상중리에 위치한 의좋은 형제 공원은 넓지는 않지만 볼거리가 많아 산책 겸 가볍게 둘러보기에 부담이 없다.



    의좋은 형제 공원 일원은 ‘슬로시티’로 지정된 곳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예당호 관광지와 예산황새공원, 보물을 품은 작은 사찰 대련사가 위치해 있다.

    공원에서 조금 떨어진 대련사를 가기위해선 마을 앞으로 펼쳐진 예당저수지를 지나치는데, 불규칙하게 물 위에 떠 있는 좌대가 단조로운 저수지의 풍경에 운치를 더해준다.



    ○ 대련사


    '봉황의 머리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봉수산 정상에는 임존성이 있다.

    백제가 멸망하기 전 의각과 도침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당시 임존성 안에있던 연당과 연정에서 큰 연꽃이 핀다고 하여 대련사로 불리게 되었다고 하는, 봉수산 중턱에 자리한 마곡사 말사의 대련사가 자리잡고 있다.


    대련사는 일주문을 대신해 600년이 넘은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사찰을 지키고 있다.

    엄청난 위용을 지닌 나무를 지나서 경내로 진입하게 되면...



    정면 극락전을 중심으로 좌우에 심검당과 요사채가 위치하고, 극락전 뒤로 아주 작은 산신각이 있는 소박한 규모의 사찰이 한눈에 들어온다.



    죽은 이를 극락세계로 인도한다는 극락전은 언뜻 보아도 예사롭지 않다.

    앞면3칸, 옆면2칸 규모의 비교적 작은 전각이지만 세월을 이기지 못해 빛바랜 처마의 고색창연한 단청이 소박한 절집의 기품을 한껏 끌어 올린다.

    대련사 원통보전(충청남도 문화유산자료)은 지은 시기를 알 수 없는데, 1975년 해체, 보수 당시 건물에 관해 기록한 상량문과 ‘극락보전’이라고 쓰인 현판이 발견되었단다.

    그로 인해 1647년 '인조 25년'에 보수되었고 이후 한 차례 더 수리했다는 사찰의 내력과 함께 법당의 이름이 밝혀져, 원통보전에서 극락보전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현재 원통보전의 현판은 ‘극락전’으로 되어 있다.)



    자그만한 사찰 대련사는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문수·보현보살과 가섭·아난존자를 좌우 대칭에 그린 보물 괘불탱화를 품고 있다.

    괘불탱화는 (보물 '제2006호' '비로자나불 괘불도)'사찰에서 야외법회 때 걸어서 예배하는 의식용 불화로 초대형 크기라 평소엔 보기 힘들어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진품은 아니지만 운 좋게 심검당 방 안 벽면에 걸린 액자에서 괘불탱화를 볼 수 있었다.

    진짜 보물을 눈에 넣고 싶다면 24. 10. 5 . ~ 25. 4. 6.까지 통도사 성보박물관에서 괘불탱화 특별전을 개최한다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다녀와도 좋을 듯 싶다.



    대련사 작은 절 마당에는 모진 세월, 비바람에 닳고 닳은 삼층석탑이 있다. (충청남도 문화유산자료)

    2.5미터 높이로, 절을 닮아 아담한 삼층석탑은 전체적으로 심하게 훼손되어 있으며 중상륜부는 대부분 결실되어 있는 상태로, 시멘트로 보수한 흔적이 보인다.

    찾는 이들의 발길이 뜸해 삼층석탑 스스로 빛나던 시간은 잃었지만 이 절의 오래된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 보인다.



    대웅전 뒷쪽으로 난 제법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두사람 들어가면 꽉 찰 듯 싶은 작은 산신각이 보인다.

    산신각 옆으로 산을 향해 사람이 다닌 흔적이 보이는데, 혹시 임존성으로 향하는 지름길??



    절집에서 키우는 개는 부처님 반토막을 닮아 순하다고 하는데, 대련사 검둥이는 순한 건지, 귀찮은 건지 사람이 옆에 있어도 나른한 오후를 즐기느라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의좋은 형제 공원이 속해 있는 충남 예산군 대흥면은 ‘슬로시티’ 로 지정되어, 여유를 잊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느림의 미학을 실천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주변에 황새공원,봉수산자연휴양림, 예당호 등이 있어 여유 있게 둘러보면 충분히 의미 있고, 매력 있는 예산 여행이 되리라 믿어 본다.



    의좋은 형제 공원

    충남 예산군 대흥면 의좋은형제길 3

     - 의좋은형제공원은 입장료는 물론 주차장이 넓어 주차 걱정이 없다.


    대련사

    충남 예산군 광시면 동산2길 119

     - 대련사는 좁고, 가파른 산길을 따라 가야 하기에 초보자는 운전이 다소 어렵고, 주차공간이 여유롭지는 않다.


     * 취재일 : 2024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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