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마을의 돌발 르네상스
아산시 음봉면 ‘어울샘도서관’
도서관 개관 뉴스는 항상 즐거움과 설렘으로 다가온다. 그것도 면 단위에 개관한다는 소식은 온갖 상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어떤 모습일까? 우리의 풍경에 어떤 채색을 더하는 것일까?
10월 8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는 ‘어울샘도서관’은 천안, 아산 경계선을 지나 음봉로에 들어서 5km 남짓 직진하다 우측으로 2-300m 들어간 지점, 아산더샾레이크시티 2차, 3차아파트 사이에 공동구역 건물처럼 서 있다. 주위에 월랑초등학교, 음봉초등학교, 음봉중학교가 산재하고 있으나 뒤편쪽으로는 월랑저수지로 이어진다. 마을은 기묘한 조합이다. 기본적으로는 한적한 시골마을이지만 마을 정면은 마치 신도시 지역의 한 작은 미니어쳐처럼 보인다.
어울샘도서관은 2020년 생활SOC복합화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공공도서관, 다함께돌봄센터, 주차장으로 구성된 3종 복합시설이다. 외부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내부 발생 열을 최대한 활용하는 지속가능한 ‘패시브’ 건축물로 녹색건축인증, 제로에너지인증, 에너지효율등급인증,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인증 등 우수 등급으로 계획, 시공됐다. 건물은 엘리베이터까지 최신 첨단제품이 적용되었다.
또한 과기부 공모사업인 ‘스마트 빌리지 보급 및 확산사업’으로도 선정되어 디지털화 지원사업으로, 예컨대 자료실에 들어서면 로봇이 맞아주고, 도서 대출, 반납, 배송까지 해준다. 이에 더해 오조봇, 로봇 코딩 등 특화프로그램과 첨단 정보기술을 활용한 가상현실 체험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 라이브러리를 지향한다.
도서관은 청소년들에게는 책과 지식에 대한 사랑, 상상력의 비상을 심어주고, 일반인들에게는 일상의 흐름에 적절한 쉼표를 찍는 정돈의 시간을 마련해 준다. 어울샘의 공간구성이 바로 정확히 이 역할에 부응하는 것처럼 보인다.
우선 건물의 외관 첫인상부터가 ‘음봉면’이라는 행정 명칭이 전달하는 어감과는 전혀 이질적으로 극히 현대적이란 점부터 지적해 두자.
정면 1층 중앙홀로 들어서면 오른쪽 벽면 전부를 메운 거대한 서가가 바로 사람들을 압도한다. 유럽이나 옛 이슬람 중동의 유서 깊은 도서관들의 아우라를 상기시킬 정도이다. 정면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서는 미래지향적인 내용의 다큐들이 연속 상영되며 전문가의 강의도 곁들여진다.
2층은 도서관 기본기능인 도서대출, 반납을 담당한다. 도서 검색대들이 비치되어 있고 책들이 계속 입고 중이다. 일부 서가를 보면 일반인 대상으로 일정한 수준의 전문성도 갖추는 것 같다.
3층은 독서공간 겸 청소년 동아리활동 공간으로 특화되어 있다. 독서구역의 창가 바깥 풍경은 이 곳의 입지조건을 상기시키듯 더할 나위없이 목가적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각 층이 내부 계단으로 연결되어 전체적으로 공간이 환하게 뚫려 있다는 충만감이다.
중세 시대에서 르네상스로 넘어가는 과정에 핵심 역할을 했던 요소 중 하나가 도서관이었다고들 한다. 한적했던 시골마을에 홀연 나타난 ‘어울샘’ 공간이 그 신선함과 첨단성으로 지역의 핫플레이스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음봉어을샘도서관(2024년10월 예정)
충남 아산시 음봉면 월랑리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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